2015년 3월 11일 수요일

뿌듯하다

뿌듯하다 : 기쁘거나 혹은 좋아서 마음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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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조금 전, 휘트니스 센터의 갑작스런 전화.
등록 후 이미 3개월이나 지났는데, 무료 PT를 해주겠단다.

제대로 뒷북이구나...
등록 후 2~3번(그나마 샤워하러 한번 갔던 횟수를 포함해서..)만 갔던 센터인지라, 
안그래도 쓴 돈을 아까워 하던터라 바로 그날 저녁으로 일정을 잡았다.
그래, 이렇게라도 한번 가면 그게 어디냐...

그렇게 시작해서 오늘로 12번째 트레이닝.
어마한 트레이닝 비용을 무슨 생각으로 다른 곳과 비교도 없이 덜컥 긁었는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더 신기한 건, 돈이 아까워서 갔던 건 처음 2~3번 정도?
이후엔 운동 후 여기저기 뻐근하고 아픈 근육이 조금씩 풀릴때의 이해할 수 없는 뿌듯함?으로 간다는 것.

세상에, 어깨 뒤의 옆구리 부분에 근육은 인생 처음으로 써 본 것 같다.
허벅지 만큼 가슴 근육이 얼얼하지 않은 건 가슴 운동으로 자극을 줘봤자 힘을 써 본 적이 없던 부위인지라 머리에서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덕분인지 운동 후 몸뚱아리가 통채로 안락한 마비 상태가 아닌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행하며 중량을 올리려는 코치님께 미안하지만.
이제와서 새삼 근육을 키울 이유도 없고.
몸짱이 아니어도 크게 지장도 없었던 터라 근육 욕심은 더 더욱 없는데.
그런데, PT 후 이 뿌듯함은 뭘까.

이번 주 부터는 식단관리를 함께 하자며
점심은 그냥 먹고, 저녁을 닭가슴살 2덩어리와 삶은계란 3~5개, 고구마 2개만 먹자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또 신기한 건, '오~ 할만한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것.

갑자기 추워진 오늘. 
아침부터 샤워 후 추운 몸 움추리며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싫은 건 똑같은데.
그래서 회사 근처 휘트니스 센터에서 샤워만 이라도 해야겠다고 꼭두 새벽부터 나선 것도 신기한 걸.

덕분에,
돈질의 아까움 보다,
몸짱의 욕심보다,(음... 그런 욕심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그냥 뜬굼없는 뿌듯함이 나를 작동케하는 또 다른 스위치란걸 알았다.
이 나이에...  




(영혼없는 출퇴근의 강변북로에서 순간 정신을 들게하는 스팟은 여의도 주변 한강다리가 교차해 보이는 당인리 발전소 부근.
이곳에서 한강과 여의도를 볼때마다 뿌듯함과는 또 다른, 작동 스위치가 눌려지는 이 느낌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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