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시절, 학원, 학교 선생님은 물론 등하교길 뵙는 동네 어르신들이 간간히 나를 붙잡고, 또는 어머님께 하는 인사 겸 칭찬은 '인사를 참 잘하는 아이'였다.
물론, 이런 칭찬이 늘어갈 수 록 멀리서 아는 얼굴을 뵐때마다 더 깊이 머리숙이고 더 큰 소리로 인사를 드렸었다.
하지만 몇수십년이 흐른 지금, 난 정말로 어른과 연장자 기본적인 존중이 있는걸까?
엇그제 저녁.
오랜만에 퇴직한 타팀 팀장님과 저녁식사.
몇명 모이지도 않는 약속이었음에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몇번 연기되었던 모임이라 그날 엉망인 컨디션에도 차마 뵙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못한채 나섰다.
(덕분에 다음날 하루종일 힘들었어...)
사실, 이 분 꽤 매력이 있었다.
비슷한 연배분들이 하지 않으시는 퍼머머리에, 스타일도 좋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단지 듣는척이 아닌, 반영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좋았다.
왠지 열려있는 느낌?
하지만,
특정 업무에 대해 낮은 듯한 이해와,
깊은 파악없이 원만한 문제 덮기?와 주변관계 지향적인 단순한 의사결을 볼때마다
이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비슷한 연배의 연장자와 선배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과 차이없었다.
그럼에도,
퇴직하신 후 연락하여 보자고 하다니...
비슷한 처지인지라 딱히 도움을 드릴 것도 없는데?
회사불만을 안주삼아 노닥거리는 식사자리가 특별히 기대될 건 없었다.
그런데, 식사 후 헤어지는 길거리에서 건네주신 몇마디 말.
'이제는 재미있게 살려고. 할 수 있으면 연애도 하고...
영업은 처음지만 나한테 맞는 것 같아.
어차피 성과없으면 여기 일은 1년 후엔 못하겠지만, 새로 하는일이 재미있어'
훌쩍 빠진 살과(퇴직후 6개월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빠졌다고 했지만 그때문에 인지 훨씬 젊어 보였다!!), 앞 가름마를 낸 퍼머머리에 더욱 젊어보였던 이분이...
일상에 심드렁해진 나에게 눈빛을 반짝이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려니 깜놀.
아... 팀장님, 제가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재미있게 보내지 못하고 있었네요. ㅠ.ㅠ
팀장님의 또다른 열정에 스스로 반성하고,
이미 대학 졸업한 자녀를 둔 50대 후반의 팀장님의 새로운 시작을
마음 속 깊이 응원했다.
열정.
어른과 연장자에 대해 갖게된 이유없는 불신?은...
익숙함과 삶의 심드렁해짐이 그분들의 지혜와 연륜을 가려버려 결국 무기력한 에너지만 보여 생기게 된 건 아니었을까.
더불어, 언제부터인지 심드렁한 생활과 재미없어진 나의 일상에서 보이는 또다른 어른의 모습에 더욱 크게 응원해본다.
팀장님, 파이팅입니다!
-하츠코이
-양재동 3번출구 SK허브프리모 1층
#1. 일식 사케집?
#2.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좋음
#3. 3.5만원1인코스, 안주가 1~2만원 선
#4. 룸이 있어 조용한 이야기엔 좋지만...
#5. 맛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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