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3일 수요일

사과

지난주 부활절날.
12시 교중미사 독서 중에 실수가 많았다는  자책도 컸지만...
'세월호' 뉴스에 내 일같이 아프고 분노했던 마음을 다독였으면 하는 기대도 컸지만...
'사과와 용서'란 무엇인지 생각케 하는, 기대치 않았던 놀라움이 더 컸던 강론.   

덕분에,
듣거나 배우지 못했던 이런 '삶의 기본'을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듣지 못하고 훌쩍 커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또다른 자책과 아픔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진정한 "사과"란 무엇일까?

세월호(생략) ....  
사과의 말과 재발방지의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이 진정한 사과와 책임을 지는 모습을 가지는지, 그 책임을 지는 모습은 정당한지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게리체프먼과 제니퍼토머스은 사과의 다섯가지 언어에서 '진심을 다하는 사과'와 '책임을 다하는 사과'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첫번째  '미안해' 뒤에 '하지만', '다만'과 같은 변명을 붙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무엇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중략)...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미안한지 말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세번째,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명확히 하라는 것입니다.
네번째 '개선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분명히 발히고 재발방지를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용서'를 청해야만 합니다.   

...(중략)...
우리는 사건을 터트리고 나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제가 어떤잘못을 했던 사과합니다" 이런 표현은 공허한 립서비스입니다.
"본의아니게 잘못이 있었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주 수동적인 사과의 표현입니다.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이것은 참다운 사과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부로 사과하는 것입니다.
"크게 사과할일은 아니지만..." 이것은 잘못을 축소하고자 하는 비겁한 표현입니다
"피해를 줬다니 유감입니다" 이것은 귀싸대기 맞을 만한 말입니다.   
...(생략)


('14년 4월 20일 부활절 교중미사의 신부님 강론중에서...)


살아가면서 제대로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와,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서가 널리 포용되고 이해되는 그런 사회가, 자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진정으로 이번 사고 피해자와 가족에 위로와 조의를 표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