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4일 화요일

병맛커피, 그곳에 병맛은 없었다

문 열고 들어갔더니 기대와 완전 달랐다.

더운 여름 낮, 시원한 에어컨 아래 혼자서 인터넷으로 노닥거려보겠다고 찾았던(그래도 커피는 맛나야 했기에 부근 스타벅스를 배척하고 일부러 찾았던) 병맛커피.

실내가 바처럼 되어있어, 혼자 놀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도 일부러 찾아 왔는데.   여기저기 메뉴판에 쓰여 있는 콜드브루 맛이나 보자 싶었다.   주문하고 앉은 뻘쭘한 시간도 잠시, 실제 바에서 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주인분과 하고 있다.   커피 이야기, 주변 동네 이야기를 하는데 꽤 재미지다.   옆자리에 와 앉은 청년이 자기 스타일이라며 마시는 케냐 커피에도 호기심이 생긴다.   이재명과 김사랑이 스캔들 났다는 이 청년의 이야기를 받은 아주머니(이분, 언제 와 앉은 걸까)의 생각도(이재명이 불쌍하다고 했다.   김사랑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예지발언도 날렸었다) 진지하게 듣고, 가짜 뉴스에 낚였다며 함께 말을 섞고 있다.   
처음 온 낫선 곳에서, 처음 본 사람들과, 병맛 커피를 함께 마시며. 

병맛커피
고양시 덕양구 성사1동 367-17

커피에 대한 주인분의 생각과 지식이 재미도 있지만, 많이 공감도 되어 즐겁다.   병 맛이라고 써놨으니 맛없어도 할 말없는거라며 농담하는 주인분의  여유가 이곳 저곳에 베여있다.   이 전통시장의 끄트머리에서, 쌩뚱맞은 콜드브루 커피로 쏟아내는 매력은 저 작은 문을 열고 들어와야만 알 수 있다. (이곳은 테이크아웃을 하면 안된다.   그냥 혼자와서 일단 앉고 봐야 한다.    스타벅스보다 훌륭한 커피맛을 2/3가격으로 즐기는 건 오히려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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