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산타할아버지가 늦은 이유

매년 크리스마스엔 새벽에 일어났다.

온갖 부비트랩을, 또는 아에 잠을 안자고 버티는 아이들의 감시를 피해야만 했다.   그렇게 그넘들은 산타가 없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크리스마스엔 모의를 했었다.

그러던 작은넘도 중학교를 간다.
이제는 아빠의 선물이 산타를 대신해야 한다.

그래서  교보문고에 데리고 갔다.    책을 사주고 싶다는 욕심이었지만, 다른 선물 거리도 함께 있는 그곳에서 원하는 것 하나만 고르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넘, 바로 전자제품 코너로 간다. 그리고는 뭔가 열심히 찾길래 물어보니 닌텐도 스위치를 찾는단다.

게임기라니!   게임기라니.   어제도 아침부터 공부를 한다, 안한다로 그녀와 시끄러웠던 지라 게임기빼고 원하는건 다 사주겠노라했다.  그랬더니 한참을 옥신각신 후 풀죽은 모습으로 돌아다닌다.   아까와는 달리 기운빠진 작은 넘이 그런 모습이 신경쓰이던 중 그림을 그리게 전시된 전자패드 앞에서 울고있는 조그마한 캐릭터를 그린다.    그리고는 정말이지 월씬 더 작은 글씨를 옆에 썼다.
'나는 닌텐도가 갖고싶어 ㅠ.ㅠ'

여기서 무너졌다.
그래서 말했다.
'이곳에 닌텐도가 있으면, 그럼 사줄께'

그리고는 매장을 두번 돌아도 없던 게임기를, 출입구 옆 귀퉁이에서 찾았다.   어떤 게임을 살지, 어떻게 할지 등등을 물어보며 좋아한다.   몇번을 사도 되냐고 물어본다.    
그런 모습을 보려니 나도 좋다.

그날밤, 일찍 잠든 나를 그녀가 작은 넘 이야기를 하면 깨웠다.
'큰일이다, 이넘... '
'왜?'
'자기 방문에 써서 붙여놔라구'

"산타할아버지 여기가 제방이에요"

그렇게 올해 산타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이 아닌 성탄절 저녁에 오게 됐다. 
-닌텐도스위치
360,000원

게임타이틀이 6만원 정도 했으니, 모두 420.000원 정도.   히자만 좋아하는 작은넘의 모습은 그 이상.   그런 그넘을 보는 내 만족도는 그보다 더 이상.
그래도 하루 30분 이상은 안된다며 약속을 한다.   새로운 다툼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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