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일 월요일

그 계단에는 많은 기억이 봉인되어 있다

후암동 108계단.
이젠 108 하늘계단으로 부르나 보다.

오랜만에 찾은 이곳 길을 오르려니, 참고서를 한껏 구겨넣은 책가방을 들쳐메고 올려보던 계단의 기억이 새롭다.  왜 그땐 재수학원이 이런 언덕위에 있었던거냐.

하지만 이 계단, 원래는 서울을 바라보며 일본군 군인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신사에 오르는 계단이었다고 그때 학원 선생님이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주변엔 이쁜 108 하늘 계단이란 현판만 있다.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었던 것이 되는 것도 아닌데...   아픔에서 또다른 교훈이 될 수 있도록 뭔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표지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   
만주전쟁이나 태평양 전쟁에서 자의든 타의든 희생된 넋들의 비명에 아픔과 위로도 함께 깨어난다
-108 하늘계단

그러니까 이 계단 위에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대응해서 전쟁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을 모시는 신사를 만들려고 했었다는 거지.   1943년에 만들어서 한번도 죽은자의 합장도 없이 해방되어 공중분해되었다지만.

계단 덕분에, 이 길을 오갈때 일제를 생각해보라 하던 재수학원의 국사쌤 기억이 깨어났다.    정일학원의 기다란 책걸상과 매장의 빵, 라면의 기억도 함께.   그때의 그 친구들 기억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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