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5일 금요일

애플뮤직

저녁 10시?  12시?
라디오에서 '스팅', '슈퍼맨', '왕과나'의 음악이 나오면 영화를 봤을때의 감동도 함께 재생되었다.  그렇게 FM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녹음하기 시작.   언제인지 100여개가 넘는 음악 테이프로 담긴 박스를 보면서 뿌듯해도 했다.(테이프 한개에 45분에서 심지어 200분짜리도 있었다!)


무슨 음악이 나올지도 모른채 기다렸다가, 진행자의 목소리와 음악 사이에 녹음 버튼을 누르면 좋았다.   나중에 거실에 놓인 신형 전축(그랬다... 그때는 오디오를 그렇게 불렀다)은 녹음을 끝내면 3초간 무음이 자동으로 녹음됐다.   이 엄청난 기능으로 녹음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 않고 뭐하냐'는 어머니의 엄청난 구박을 참아가며 거실에 앉아 녹음을 했었다. (영어 듣기가 더 잘된다는 구실은... 지금 생각해도 민망하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면 부모님이든 동생이든 아무도 날 건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테이프에 녹음된 음악들만 라디오에서 나온다.   들어본 음악들이 더 좋다고 생각되는 것도 잠깐.   그게 그거다 싶으며 라디오의 음악들이 다 지겨워 졌다.   음악에 더이상 감성이 흔들리지 않게되어버린 나이때문이라고 생각했다.   20살 대학 신입생 때.



언제부터인지 아이폰의 애플뮤직이 그때의 설레임을 들춰냈다.    무슨 음악이 나올지 모른채 기다리던 그 설레임.

이런 저런 플레이리스트 단추를 눌러댈때마다 들어본적도 없던 음악들을 마구 뿜어댄다.   그 음악들을 들으며 내 한탄도 마구 터진다.  '아.. 내 주변의 음악은 얼마나 좁았던거냐'

같은 음악을, 다양한 뮤지션들의 버젼으로 듣는것도 무척 재미있다.   쌓여가는 테이프를 보며 느꼈던 뿌듯함 만큼, 나만의 재생목록을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네소피무터
플뮤직의 Editors Playlists에서 추천된 '안네소피무터'의 멋진 바이올린 연주.
-The Club Album (Live from yellow lounge)


애플뮤직 아니었으면 알지도, 듣지도 못했을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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