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9일 수요일

로봇

서울시내에 거대한 로봇이 나타났다는 기사가
그때 소년 한국일보에 실렸었다. (아니, 그랬던 것 같다)

그 로봇이 보고 싶어 찾아갔던
어린이 회관까지, 
엄청난 어린이날 인파에 행여 부모님과 떨어질까봐
손 꼭 잡고 사람에 밀려 어린이대공원부터 힘들게 찾아갔던 그날.
  
눈앞의 거대 로봇은 분명 로봇 태권브이였다.
(아니 마징가 제트였나?)

기억컨데...
머리는 마징가 제트였고, 
얼굴은 로봇 태권브이 였으며,
가슴엔 V자 글꼴의 빔발사장치를 단,
울퉁불퉁 유연한 역 삼각형 바디의 로봇 체형으로,
뭔가 빤한 손 흔들기와 머리 돌리기의 로봇 스러운 동작을 했던,
그  거대 로봇.

그날 이후,
정릉 어린이 회관 부근을 지날때면 여전히 눈에 선한 건 그때의 그 거대 로봇과...

인파속에 걷기 쉽게 앞길을 헤치며 씩씩하게 걷던 썬그라스 낀 아버님 얼굴,
놓칠까 꽉쥐여 아팠던 어머님의 손길,
그리고 정작 로봇을 보고는 빨리 집에 가자고 조르던 동생의 칭얼댐.

오늘처럼 햇살좋던,
30여년 전 5월의 어린이날이다.
로봇


그날의 기념사진에서.

-그런데...
-누구냐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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